솔직히 시즌 전엔 잘 모르겠더라구요… 한화이글스가 강팀이라고??
시즌 초반, 여러 기사랑 해설자들 인터뷰를 보면 한화가 4강 후보라는 얘기가 심심찮게 나오더라구요. 근데 전 좀 의아했어요. 타선은 작년이랑 큰 차이도 없고, 뭔가 대단한 보강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 말이죠. 내야에 수비 잘하는 FA 하나 영입한 게 전부였는데… 대체 뭘 보고 상위권이라 했을까 싶었죠.
생각해보면, 정근우-이용규가 테이블 세터에, 김태균-호잉이 한창일 때도 공격 흐름이 뚝뚝 끊겼는데, 지금 타선으로 어떻게 4강을 간다는 거지? 새 외국인 타자가 아무리 잘해도 국내 타자 라인이 너무 약하다고 생각했어요.
투수진은요? 류현진이야 클래스가 있긴 하지만, 와이즈먼은 4점대 방어율에 두 자릿수 승리도 힘들어 보였고… 문동주는 잘 해주면 땡큐, 퇴보해도 아직 어려서 뭐라 할 수 없고. 김서현은 솔직히 2~3년은 더 기다려야 될 유망주고, 황준서도 마찬가지로 시간이 필요한 자원이었죠.
그리고 FA로 데려온 엄상백? 기대 없었어요. 우승팀에서도 에이스는 아니었고, 성적도 그냥 그랬는데 우리 팀 와서 갑자기 대박난다는 건 기대 안 했습니다. 근데 오히려 생각보다 더 부진한 게 좀 아쉽긴 하네요.
감독 효과요? 전 이글스에선 감독빨이라는 걸 딱히 믿지 않습니다. 과거에 유명한 감독들 여럿 왔다 가셨지만, 결과로 이어진 기억이 별로 없거든요.
그래서 시즌 전엔 저 스스로도 “한 7~8위쯤 하겠지…” 이렇게 봤어요. 운 나쁘면 더 내려갈 수도 있다고 생각했고요.
그런데 시즌 초 연패하고, 점수도 안 나고, 답답한 타선을 보면서 '에휴 내 예상이 맞았네' 싶었죠.
그런데요...
진짜 믿기 힘든 일들이 벌어졌습니다.
그렇게 못 뽑던 스카우트팀이 웬일로 리그 최고 수준의 외국인 투수를 데려오고, 한화 유니폼 입은 육성 출신 타자가 3할을 넘기고… 2년 차 투수가 갑자기 마무리로 나서더니 거의 구대성처럼 경기를 끝내고, 기대도 안 했던 중간 투수들이 줄줄이 각성하질 않나…
게다가 2선발이 거의 다른 팀 에이스처럼 활약하고, 대체 외국인 타자가 4할 넘게 쳐대고, 이쯤 되면 ‘이거 진짜 뭐지?’ 싶죠.
무엇보다 충격적인 건, FA로 데려온 선수들이 거의 제 몫 못 하고 있는데도, 이 팀이 용병과 육성선수들만으로 이 성적을 내고 있다는 거예요.
예전에 SK 왕조 시절 보면, 1점차 리드를 얄밉게 끝까지 지켜서 승리하던 거 기억나시죠?
요즘 우리 한화가 딱 그 짓(?)을 하고 있더라구요. 진짜 강팀이 되었다는 느낌이 확 옵니다.
사실 전 평소에 전문가들 말 잘 믿는 편인데, 이번 시즌 시작 전엔 왜 그렇게 그들의 분석이 안 믿겼는지 모르겠어요.
“왜 우리가 강팀이야?” 싶었는데…
이제 와서 보면 전문가들, 진짜 전문가 맞네요. 우리가 강팀이 맞았어요.
후반기에도 다같이 재밌는 야구 봅시다.
이글스 팬 여러분, 함께 응원해요. 🦅🔥